퍼닐라 요한슨, 일렉트로룩스 홈케어&소형 가전 디자인 총괄

일렉트로룩스가 지난 8월,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무선청소기 퓨어 F9을 출시했다.
치열한 가전제품 시장에서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굳건한 아이덴티티를 유지해온 일렉트로룩스의 힘은 무엇일까?
홈케어 & 소형 가전 디자인 총괄인 퍼닐라 요한슨에게 그 비결을 들었다. 




일렉트로룩스의 새로운 무선 청소기 퓨어 F9이 기존 제품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퓨어 F9은 이전 모델인 에르고라피도의 기동성을 유지하면서
유선 청소기의 파워력을 구현하기 위해 그동안 소비자가 원했던 배터리 성능 향상에 집중했다.
특히 모터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플렉스리프트FlexLift 기능은 인체공학 설계 및 기동성을 구현한 기술이다. 

특히 플렉스리프트는 무선 청소기에 세계 최초로 시도한 메커니즘이다. 어떤 개발 과정을 거쳤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청소기 무게를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메인 모터를 아래로 내림으로써 소비자는 가장 적합한 기동성과 편리함을 얻게 되고, 메인 모터를 위로 올리면 가구 밑 청소가 가능해진다.
바닥을 청소할 때는 모터를 아래로 내려 청소 시 손목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손이 닿지 않는 틈새나 천장을 청소할 때는 모터를 위로 올려 구석구석 청소할 수 있는 것이다.
모터를 이동함으로써 청소 범위가 확장되고 상황별로 최적화된 청소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청소할 때 바닥 청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하는데, 이를 위해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고 핸들링도 더욱 안정감 있게 설계했다. 

그 밖에 퓨어 F9은 어떤 특징이 있나? 
최대 120cm까지 높이가 확장돼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청소기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또 핸들을 최소한으로 줄일 경우 84cm의 콤팩트한 사이즈로 수납할 수 있다.
특히 어디에든 거치대 없이 세워둘 수 있는 ‘셀프 스탠딩’이 가능해 공간과 잘 어우러지도록 디자인했다.
보관 측면에서 청소기를 좀 더 쉽게 꺼내 쓸 수 있다면 더 자주 사용하지 않을까?
퓨어 F9은 다른 경쟁 업체의 제품과 차별화되며 공간 안에 쉽게 녹아들도록 디자인했다. 


일렉트로룩스의 무선청소기 퓨어 F9은 메인 모터의 위치를 위아래로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플렉스리프트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퓨어 F9은 모터를 위로 올리면 청소기가 가로로 바닥에 완전히 밀착되며, 8cm 높이의 낮은 소파 밑도 최대 70cm 안쪽까지 청소할 수 있다.

일렉트로룩스는 세계 최초로 가정용 진공청소기와 로봇 청소기를 개발했고,
본체가 10도 기울어진 블렌더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사용성이 높은 디자인을 중시해왔다. 

일렉트로룩스는 기본적으로 스웨덴 철학과 인간 중심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헤리티지를 갖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실용성, 재료 공정에 대한 존중과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디자인하기보다는 소비자 경험을 디자인한다. 

일렉트로룩스는 스톡홀름, 시드니, 싱가포르, 상하이 등 전 세계 도시에 7개의 디자인 센터를 두고 있다.
전 세계 7개의 디자인 센터에 약 200명의 디자이너들이 근무하고 있다. 디자인 센터의 주요 임무는
혁신적이고 직관적이며 바람직한 제품을 설계해 소비자의 일상생활에 원활하게 적용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문화를 좀 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제품 설계의 폭과 깊이가 생기고 매력적인 디자인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제품 사이에 얼마나 오래 연결이 형성되고 유지되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퓨어 F9의 경우 서울, 파리, 베를린, 도쿄 4개 도시에서 오랜 시간 디자인 관련 조사를 거쳤다. 

가전제품을 둘러싼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떻게 변화한다고 보는가? 
집은 우리가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오늘날의 오픈 플랜open plan 라이프스타일은 공간의 경계를 없애고, 사람들을 한데 불러 모은다.
가족의 경우도 각자 다른 일을 하더라고 집의 어느 한 공간에 모여서 함께 일할 수 있다.
TV를 중심으로 하던 기존의 공간 구성에서도 탈피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렉트로룩스가 생각하는 미래 가전은 어떤 모습인가? 
미래의 스마트홈은 인공지능을 사용해 모든 가전이 완전히 연결되고, 일상생활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다.
사실 나는 인간의 지능을 향상시키는 것에 초점을 둔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이라는 용어를 더 선호한다.
이를 통해 가전제품과의 상호작용도 단순화될 것이며, 많은 경우 완전히 자동화될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일렉트로룩스는 스마트 주방 기기 회사 아노바Anova를 인수했으며 구글의 스마트홈 시스템인 구글 홈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머신러닝을 통해 제품 및 서비스가 개선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달라지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지식을 보유하게 되고, 더 많은 정보에 입각해 지속 가능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는 음성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가전업계의 선두 기업들은 음성 대화를 통해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할지에 대해 연구 중이다.
이미 확립된 스마트 허브에 음성이 추가될 것이고, 결국에는 청소기와 대화하는 것이 구글 홈 같은 AI 스피커와 대화하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 디자인 박지현 객원 디자이너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